잡동사니 정리하다가 발견한 삐삐.
고등학생때 3년간 썼던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삐삐로 기억된다.
혹시나 해서 베터리를 넣어보니 우렁차게 삐리리릭, 반짝반짝 불이 들어온다.
015로 시작했던 삐삐번호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데 말이다...
잊혀졌던 그 삐삐 삐삐~ 소리를 들으니 신기하게도 잠시동안 옛날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좋아하는 음악을 배경으로 인삿말을 남기겠다고 심여를 기울여 녹음하고 또 녹음하고,
의미있는 숫자조합을 만들기 위해 친구들과 머리를 짜내고 또 짜내던 날들..
쉬는 시간이면 공중전화로 달려가 긴줄 서가며 남겨진 음성듣느라 정신이 없었고,
(남겨진 음성이래봤자 친구들,선후배끼리 남긴 사랑과 우정의 메세지들ㅋㅋ급한 일 따윈 없고!)
소중한 음성 메세지는 지우지도 않고 차곡 차곡 모아놓곤 했었다.
지금 생각하니 디지털스러운 가운데 참 아날로그했던 기기가 아닌가..
(지금도 삐삐를 쓰는 사람들이 있다지만) 이제 참 오래된 추억이며,사라진 모습들.
그리고 사라져서 더 아련하고 소중하게 느껴지는 삐삐의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