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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9-07 월요일 : 피아노
    아카이브 2009. 9. 8. 10:43
    피아노를 팔았다.

    열어본게 언제인지 기억도 잘 나지 않을 정도로 오랫동안 방구석에 방치해 둔 녀석이지만
    그래도 어렸을적 언젠가 내 꿈의 도구이기도 했었는데 말이다.
    한때는 남다른 재능이 있다고 생각했던것 같기도 하고,
    나름 예고에 갈 생강까지 하면서 열심히 했었던 것 같은데...
    그렇게 한 10년정도 피아노는 참 좋은 친구였다.
    어릴때에는 연주회같은것도 나가고, 
    담임선생님 결혼식에서 결혼행진곡을 연주해 드리고,  운동회에 쓰일 연주곡을 녹음하기도 했었다.
    난 그렇게 내가 음대를 가고 피아니스트가 되거나 피아노 선생님이 될꺼라고
    막연히 생각하곤 했었는데 말이지...



    언젠가부터 마냥 힘들단 생각만 드는것이었다...


    고등학교에 가서 그 마음이 더 심해진것 같다.
    재능도 없는거 같았고, 재미도 없다고 생각했고, 공부하면서 피아노를 치는건 더 힘들다고 생각했다.
    뭐랄까. 애증의 관계가 되어 버린거 같은 느낌?!
    열심히 엄마를 설득해서 그렇게 피아노레슨을 그만 두었고
    피아노 뚜껑을 여는건 몇달에 한번도 되지 않게 되어 버렸다.
    (그러구서 선택된 진로가 사회학이었단???? ㅡ_ㅡ;;)


    그렇게 많은 시간이 지나고 가끔 피아노를 열어보면
    너무 오랫동안 조율을 하지 않아서 여기저기 떨어지는 음들이며
    소리가 나오지 않는 건반까지 생겨나있었다.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미뤄만 온거지.
    그래도 결혼하면 태어날 아이에게 피아노 정도는 직접 가르쳐 주어야지 생각하며
    꼭 가지고 가려고 했었는데...여러가지 이유로 피아노를 떠나보내야만 했다. 


    퇴근하고 집에 가보니 피아노 중고매매 트럭이 우리집 갈색 피아노를 쌩~하기 가져갔고,
    방 한켠이 휑~하더라. 낡은 피아노 책들만 덩그러니.


    있을때 조금 더 아껴줄껄 그랬다. 인사라도 좀 할껄.


    오늘은 여러모로(?) 마음이 휑-한 날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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